고백, 토도 진파치

페달 2014. 11. 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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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토도 진파치 http://kaihuayul.tistory.com/23 에서 이어집니다.

 

 

고백, 토도 진파치 @kaihuayul

 

모든 일은 처음이 어려울 뿐 두 번, 세 번은 쉬웠다. 하루노와 토도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시험공부를 시작했다. 다만 토도는 부활동이 끝난 뒤에서야 합류했기 때문에 교실에는 이미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공부에 열중하던 하루노는 문득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 주위를 확인했다. 맞은편에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할 인물이 보이지 않아 잠시 당황했지만 책상 위에 책이 그대로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잠시 바람이라도 쐬러 나간 모양이었다.

뭐야, 혼자서만 나가고.”

고요한 교실에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자 갑자기 무서운 느낌이 든 하루노가 작게 불평했다. 복도로 나가서 토도를 찾아볼까도 싶었지만 괜히 엇갈리기라도 하면 곤란하지 싶은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나는 대신 휴대전화를 꺼내 토도에게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메일을 쓰면서 자신은 절대 무서워서 나가지 않는 게 아니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하루노의 표정이 몹시 진지했다. 하루노가 작성한 메일이 전송 완료된 것과 교실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리는 것은 거의 동시였다.

히익!”

미안. 놀라게 해버렸네.”

아냐, 괜찮아. 나갔다 온 거야?”

,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금방 다녀오려고 했는데 중간에 다른 녀석들을 만나는 바람에. 이거 맞지?”

. 고마워!”

토도는 손에 들고 있던 음료수 캔 하나를 하루노의 앞에 내려놓으며 가볍게 확인했다. 하루노에게 준 것 외에 자신의 몫의 캔 하나를 책상위에 올려둔 토도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 그거 내가 보낸 걸 거야.”

하루노는 토도가 뚜껑까지 따서 건네준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며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흔들어보였다.

그러네.”

. 이런 건 꼭 타이밍이 그렇더라.”

푸핫, 그래서 우리 애기 미안해쪄요

하루노가 겸연쩍은 얼굴로 살짝 어깨를 움츠리자 토도가 하루노의 말랑한 볼을 잡아 늘리며 우쭈쭈거렸다. 하루노는 손에 든 음료수를 흘리기라도 할까봐 크게 움직이지도 못하고 비어 있는 다른 한 손으로 토도의 팔을 잡아보지만 절대적으로 역부족이었다.

!”

와하핫. 시끄럽게 하면 안 돼지. 다른 반에도 공부중인 학생들이 있다고?”

울컥한 하루노가 토도를 째려보며 소리를 질렀지만 되려 토도에게 훈계를 당할 뿐이었다.

너님 웃음소리가 더 크거든?”

하루노는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발간해졌을 볼에 음료수 캔을 데며 샐쭉하게 토도를 바라봤다. 이거 아니었으면 어림도 없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료수를 사왔으니까 특별히 봐주는 거라고 으름장을 놓는 하루노를 바라보며 토도가 다시 한 번 웃음을 터트렸다.

 

 

여느 때처럼 기말고사 기간 동안은 부활이 금지되었고, 다들 틈을 내어 조금씩은 자전거를 탔다고는 해도 그게 성에 찰리 없었다. 시험이 끝나는 것은 어느 학생에게나 기쁜 일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자전거부 학생들은 유독 들떠보였고 토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 축하해.”

산에 달려갈 생각으로 잔뜩 신이 난 토도가 하루노의 인사에 기분 좋게 웃음 지었다.

아참. 그러고 보니 시험 끝나고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지. 아주 중요한 할 말이 있지.”

? 그게 뭔데?”

그건 오늘 연습 끝나고. 그러니까 오늘 연습은 보러 와 줬으면 좋겠는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는지. 자신감 넘치는 표정은 언제나와 같았지만 페달을 밟는 중이 아니면 볼 수 없었던 진중한 표정으로 미소 짓는 토도는 생소했다. 그 어색함에 당황한 하루노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토도는 제멋대로 하루노의 연습 관람을 확정지어버렸다.

그럼 이따 보자고. 와핫핫.”

? 잠깐, 토도……!”

 

산 정상에는 하루노와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드문드문 서 있었다. 자전거 경기부의 부원이거나 혹은 가끔 토도가 말하던 팬이라거나 하는 모양이었다. 자신에게도 익숙한 이름들이 하나, 둘 들려오는 것을 한 귀로 흘리며 하루노는 산 아래쪽을 응시했다. 어느 순간 조곤조곤한 대화 소리들이 일순 멈칫하는가 싶더니 지금까지와는 무언가 다른 공기가 느껴졌다. 긴장감이 느껴지는 공기에 하루노도 집중을 하고 바라보자 저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하코네 학원의 유니폼을 입은 로드 레이서들이 눈에 들어왔다.

적은 인원이었지만 사람들의 열띤 응원 끝에 산 정상에 가장 먼저 도달한 것은 토도였다. 역시 토도 진파치라는 웅성거림에 평소와 달리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토도는 그대로 로드 레이서에서 내려 하루노의 앞에 섰다.

토도?”

의아함을 담은 하루노의 부름에 진지했던 토도의 표정이 그제야 경쾌함을 되찾으며 하루노에게 질문했다.

어때? 이 몸의 주행을 본 소감이?”

, . 멋있었어!”

반할만큼?”

?!”

사람들은 나를, 이 재능을 두고 산신 혹은 슬리핑 뷰티라고 부르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부르든 관계없지만 너는 부디 이렇게 불러줬으면 좋겠어. 진파치라고!”

토도의 발언에 주변의 웅성거림이 커졌지만 하루노가 그것에 신경 쓸세 없이 토도의 말이 이어졌다.

인터하이 우승은 올해도 우리 하코네 학원이다. 이 산신 토도가 있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이 몸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러오라고!”

……!?”

토도의 선언은 눈이 부실만큼 반짝반짝 빛났지만 하루노는 지금 토도가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누군가 토도가 고백했어!’라고 외쳤지만 그 소리가 하루노에게까지 닿기에는 무리였다. 당황으로 허둥대는 하루노에게 자신의 머리띠를 씌워준 토도는 그제야 갤러리들에게 유쾌한 손짓을 하며 다시 로드 레이서에 올라탔다.

 

기울임체로 표시된 토도의 대사 출처는 요메코레(これ) 앱입니다.

 

 

마무리가 이래서 죄송합니다.(...) 그보다 토도 고백 제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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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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