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토도 진파치

페달 2014. 9. 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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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토도 진파치 @kaihuayul

 

기뻐해라! 올해도 같은 반이야. 이 토크 발군 미형 클라이머, 하늘로부터 3가지를 받은 토도 진파치와 또다시 같은 반이 되다니, 너는 정말로 행운아구나. 왓하하하!”

…….”

어이! 말없이 내 손짓을 피하지 마! 모처럼 3년간 책상머리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냉정하잖아. 시험도 공부도 함께 열심히 하자고.”

아니, 그냥 모르는 사람이어도 괜찮을 것 같아.”

3년째였다. 경쾌한 표정으로 말을 건네는 저 토도 진파치와 하루노가 같은 반이 된 것이.

사실 지난 2년 동안 같은 반이었다고는 해도 하루노와 토도의 접점은 그리 많지 않았다. 화려함으로 언제나 눈길을 끄는 토도와 달리 하루노의 주위는 대체로 조용한 편이었다. 그런 두 사람이 엮이게 된 것은 2학년 2학기의 중간고사를 앞두고였다.

?”

두 사람 작년에도 같은 반이었고 하니 아무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말이지.”

, 알겠습니다! 걱정 말고 맡겨 두세요.”

하하. 믿음직스러운 대답이네. 그럼 토도, 부탁하마. 하루노도 열심히 하고.”

…….”

전체적으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는 하루노지만 일부 취약 과목이 있는데, 그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일본사였다. 1학년 때는 아슬아슬하게라도 낙제점을 넘겼었는데 2학년에 올라와 치른 첫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연달아 낙제를 해버린 것이다. 재시험을 통과해 겨우 보충수업은 면했지만 하루노 정도 되는 성적에서 낙제 과목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보니 류자키는 일본사를 가르치는 선생으로서도, 그리고 담임으로서도 하루노를 그냥 둘 수 없었다. 2학기 중간고사가 있기 보름 전, 담임은 토도에게 하루노를 인수인계(?) 했다.

 

교과서는 읽어봤어?”

. ……보기는 했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 없게 대답하던 하루노가 뒤에 조그맣게 덧붙였다. 국어도, 수학도, 영어도, 그냥 문제를 풀면 되는데 역사는 그게 되질 않았다. 어쨌든 교과서가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니까 읽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내용이 제대로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것을 어떻게 적용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는 더더욱 오리무중이었다.

. 역사는 암기과목이지만 흐름이 중요해. 무턱대고 암기하려고 하면 잘 외워지지도 않고, 외웠어도 막상 문제를 풀려고 하면 막히기 십상이거든.”

그렇게 말한 토도는 교과서에 나온 역사적 사건들의 배경들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의외로 토도는 좋은 선생님이었고 하루노는 성실한 학생이었다. 하루, 이틀 스터디가 진행되며 역사에 흥미를 보이는 하루노에게 시험이 끝나면 한 번 읽어보라며 토도가 역사책을 추천했다. 하루노는 토도가 추천하는 책을 따로 메모하며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토도에 대한 이미지를 수정했다.

 

토도의 과외를 받은 효과는 놀라웠다. 일본사 점수가 낙제점을 넘기는 정도가 아니라 90점을 훌쩍 넘어간 것이다. 가채점을 마친 하루노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시험지와 토도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바라봤다.

세상에. 말도 안 돼.”

어때? 이 몸의 위대함이?”

, 토도 멋져! 짱짱! 진짜, 진짜 고마워!”

? 와하핫핫.”

생각지 못한 하루노의 열렬한 반응에 토도는 잠시 멈칫했지만 순수하게 기뻐하며 자신을 칭찬하는 하루노의 모습에 곧 평소의 페이스를 되찾고 언제나처럼 자신 있게 웃었다.

일본사 점수가 크게 오른 탓에 하루노의 평균 점수와 함께 전교 등수도 급경사마냥 훌쩍 올랐고, 처음 두 사람의 스터디를 주선한 류자키는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 토도에게 다음번에도 하루노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같은 반이지만 그저 이름만 알던 동급생 A, B 정도였던 친분은 중간고사를 기점으로 급변했다. 하루노가 토도의 자기 자랑을 쿨하게 무시하게 되는 것도, 토도가 하루노의 무시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하루노 앞에서 당당하게 구는 것에도,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기울임체로 표시된 토도의 대사 출처는 요메코레(これ) 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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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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