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드림 60분~당신을 향한 스타티스>/ 본 기획은 드림을 위한 기획으로『드림』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6월 29일) 일요일 오후 10~11시 (22~23시)★까지!/ 여덟번째 소주제는『당신에게 주는 꽃』 #for_you_Statice
당신에게 주는 꽃, 신카이 하야토 @kaihuayul
2학년으로는 이례적으로 인터하이 주전 멤버에 선발되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주전 멤버 자리를 사퇴하고 부 활동을 접다시피 했던 신카이가 부에 돌아왔다. 사람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신카이의 부재 속에 그를 기다렸던 동료들은 아무런 이질감 없이 신카이의 자리를 받아들였다. 이제야 하코네 학원 자전거 경기부가 온전해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같았다.
그렇게 돌아온 신카이는 연습 전후로, 혹은 연습 중에도 종종 부실 건물 뒤편으로 사라지고는 했다. 가끔은 후쿠토미도 함께였다. 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렇기에 함부로 신카이의 행보에 제지를 하지도, 혹은 건물 뒤편에 가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다만 후쿠토미가 아무 말이 없었고, 신카이에게서 예전과 같은 불안한 기색이 보이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저 모른 척 넘길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연습이 시작하기 전에 평소처럼 건물 뒤편에 다녀온 신카이의 표정에 근심이 내려앉았다. 그걸 본 이즈미다는 어쩔 줄 몰라 했다. 끙끙거리며 제대로 연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즈미다의 뒤통수를 아라키타가 휘갈겼다.
“정신 사나워! 그렇게 걱정되면 가서 물어보던가!”
“그, 그래도 될까요? 아니, 그, 저…… 아라키타 선배가 물어봐 주시면…….”
아라키타의 말에 반색을 하던 이즈미다가 이내 시무룩해지더니 아라키타를 보며 애원했다. 평소 근육을 외치는 이즈미다의 울망한 표정에 아라키타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라키타는 사내자식의, 그것도 징그러운 근육을 가진 부 후배의 애교 따위를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하아? 내가 왜!”
“푸핫. 귀여운 후배의 부탁이니 내가 나서볼까나!”
그런 둘 사이를 제지하며 토도가 부실 평롤러대에서 연습중인 신카이에게 향했다.
“어이, 신카이! 오늘 왜 그렇게 죽상이야?”
“아, 그게…… 토돌이가 자꾸 설사를 해서.”
“응? 토돌이?”
“아, 내가 말 안했던가? 토끼 키운다고.”
“전혀. 처음 듣는데!”
토도가 신카이에게 뭐라고 물어볼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어 부실로 따라 들어온 아라키타와 이즈미다도 신카이의 대답을 들었는지 곧 황당한 표정이 되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마치고 뒤늦게 부실에 들어온 후쿠토미까지 합세해 그간의 사정을 들은 멤버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다함께 건물 뒤편으로 이동했다. 그 귀한 토끼 얼굴 좀 한번 보자면서.
[상추, 양배추, 배추 등은 토끼가 좋아하는 야채지만 물기가 많고 영양가가 별로 없어서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다고 해. 가끔 별식이나 간식 정도의 느낌으로 주는 게 좋대. 설사에 약한 토끼들이니까 살짝 말린 당근을 추천합니다.★]
“뭐야, 이건?”
토끼풀이 그려진 편지지에 동글동글 귀여운 글씨체로 쓰인 메모, 그리고 메모에 적힌 설명처럼 조금은 말라버린 당근 하나가 토돌이의 케이지 앞에 얌전히 놓여있었다.
정체불명의 메모와 당근을 이리저리 돌려보지만 그런다고 답을 알 수 있는 건 아니었기에 그들의 관심은 곧 토돌이에게 옮겨갔다.
“이게 토돌이? 못생겼는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토도는 능숙하게 토돌이를 쓰다듬었다.
“됐고, 그래서 너 지금까지 뭘 먹인 건데?”
토도와 이즈미다가 토돌이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다시 한 번 메모를 흘깃 쳐다본 아라키타가 신카이에게 물었다.
“그냥 이것저것……?”
“……알만하고만.”
결국 토돌이가 설사하는 이유를 알아낸 멤버들은 신카이를 타박했다. 예뻐할 거면 제대로 알고 예뻐하라며.
[당근 이외에 먹을 수 있는 야채는 청경채, 치커리, 미나리, 신선초, 무청 등! 그리고 클로버, 칡잎, 질경이, 아카시아 같은 것들도 먹을 수 있지만 개의 배변이 묻은 식물, 사람과 차가 많이 다니는 곳에서 채취된 식물은 오염이 되어 있기 때문에 몸이 약한 토끼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니 항상 유의할 것!]
그리고 다음날 토돌이의 케이지 앞에는 어제와 같은 메모지와 함께 청경채 한 다발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건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설명 한 가지와 토끼가 먹을 수 있는 야채나 풀 혹은 과일 한 종류. 메모지는 언제나 토끼풀이 그려진 편지지였다.
그렇게 토끼풀 편지지의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일주일이 지나 학교가 쉬는 토요일이 되었다. 수업은 없지만 기숙사에 사는 자전거 경기부 멤버들은 주말에도 연습을 쉬지 않았다. 평일보다 긴 시간을 연습에 집중할 수 있어서 오히려 멤버들은 신이 나는 모양이었다.
연습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각각 달랐다. 레이스 코스를 한 바퀴 돌고 온 신카이는 잠시 휴식을 가질 겸 토돌이를 보러 건물 뒤편으로 향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케이지 앞에 놓여있는 무언가.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언제나의 편지지가 보이지 않고, 대신 깨끗하게 씻어서 말린 것으로 보이는 토끼풀과 여러 개의 토끼풀 꽃을 엮어 만든 꽃다발이 곱게 놓여 있었다. 그리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조그마한 돌로 눌러둔 네잎 클로버까지.
토돌이에게 토끼풀을 먹이면서 신카이는 다짐했다. 일주일 동안 토돌이에게, 아니 자신에게 선물을 보낸 범인을 꼭 찾아야겠다고. 오늘 아무런 메모 없이 토끼풀만 놓여있었다는 건 아마도 상대가 더 이상 토돌이의 먹이를 이곳에 가져다 놓지 않을 거라는 의미일 터다. 그렇다면 상대가 다시 이곳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면 되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신카이는 미소 지었다. ‘되돌려주는 선물로는 역시 토끼풀 꽃이 좋겠지.’라고 중얼거리며. 신카이의 중얼거림을 들은 토돌이가 귀를 쫑긋 거렸다.
※ 토끼풀의 꽃말은 약속, 행운, 평화
'페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다이바나시, 마나미 산가쿠 for 천가유 (0) | 2014.07.28 |
---|---|
산다이바나시, 아라키타 야스토모 for 셀레스틴 (2) | 2014.07.12 |
거짓말, 마나미 산가쿠 (0) | 2014.07.09 |
옆자리, 신카이 하야토 (0) | 2014.07.03 |
너를 기다리는 시간, 토도 진파치 (0) | 2014.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