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이바나시 :: 딸기 모자 베개
무카히&오시타리 for 아라
2월, 기말고사의 마지막 날 하얀 눈이 효테이 교정에 사뿐사뿐 내려앉았다. 다음 달이면 졸업여행과 함께 1, 2학년들에게는 종업식이, 3학년들에게는 졸업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개의 학생들은 그대로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로 진학하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변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설렘과 막연한 긴장감을 동반하기 마련이었다.
“드디어 끝났다. 만세!”
물론 그런 것은 다 재껴두고 당장 시험이 끝났다는 사실이 중요한 사람도 있지만.
“이 건물도 곧 이별이구마.”
“유시도 참. 아쉬워?”
어깨를 으쓱이는 오시타리를 보며 무카히가 말을 이었다.
“하긴. 모두 모이려면 1년은 더 있어야 하니까.”
그렇게 말을 하고보니 아쉬움이 몰려오는 것도 같았다.
대대로 효테이 테니스 부는 그 어마어마한 규모만큼 출중한 실력을 자랑했지만 이번의 레귤러들은 유독 그러했다. 이를 테면, 정예멤버였다. 개개인의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서로의 믿음을 바탕으로 한 팀워크는 더욱 뛰어났다. 그런 이들이 한곳에 똘똘 뭉쳐 있다가 학년이 바뀌고, 중등부와 고등부로 나뉘면서 때 아닌 생이별(!)을 해야 하는 만큼 그 아쉬움은 작지 않으리라.
“아. 유시, 유시! 파자마 파티 어때?”
“파자마 파티?”
“응! 왜, 며칠 전에 우리 반에서 여자애들이 이야기하던 거 있잖아!”
아토베에게 이야기하면 장소부터 음식, 이불, 베개 등등 파자마 파티에 필요한 모든 걸 알아서 준비해줄 거라며 무카히가 신나게 이야기를 했다. ‘겨울이니까 수면용 모자도 있으면 좋을 거 같아!’라고 한껏 들뜬 무카히를 어디서부터 말리면 좋을지 고민하던 오시타리는 결국 피식 웃으며, 그것도 좋겠다며 긍정했다. 아마 다른 아이들―특히 시시도라든가―도 뭐 유치하게 파자마 파티를 하냐며 츤츤거리면서도 결국은 수긍할 터였다. 무카히의 말대로 다른 것은 전부 아토베가 준비할 테니 자신들은 잠옷 정도만 챙기면 되리라. 개성이 뛰어난 레귤러들이니만큼 잠옷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던 오시타리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는지 눈을 동그랗게 뜬 무카히가 오시타리를 흔들었다.
“뭐야 유시. 뭐가 웃긴 거야? 내 계획이 그렇게 웃겨?”
“마아, 그런기 아이고…… 머스마들이잖노. 잠옷이 우얄까 생각하다보이 그만.”
“풋. 그러네. 왠지 아토베는 잠옷도 엄청 화려할 거 같아! 시시도는 평범하게 파란색일 것 같고…… 지로는 귀여운 것도 어울릴 것 같아. 막 딸기 케이크가 잔뜩 그려져 있는 잠옷이라든지!”
본인의 외모는 자각하지 못한 채 아쿠타카와를 거론하는 무카히를 보며 오시타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믄 아들한테 얘기부터 하러 가쟤이. 일단 물어는 봐야 안긋나.”
“응! 아, 마지막에는 베개 싸움 하면 장난 아니겠다.”
베개 싸움이라니. 승부욕 강한 멤버들이니만큼 가볍게 시작한 베개 싸움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아쿠타카와는 베개를 쥐어주면 그대로 잠들어서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작년에 썼던 글이지만 아라 양의 허락을 구하고 티스토리에 다시 올립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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